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징동, 더우인 플랫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간식 카테고리 중 유일하게 견과류만이 판매 점유율이 증가했다. 견과류 시장 점유율은 28.8%에서 31.9%로 3.1%p 상승했으며, 이는 제과류(-2.2%p), 사탕(-0.4%p), 베이커리(-0.6%p) 등 타 품목과 대조되는 성장세다.
2024년 온라인 견과류 볶음과자 시장에서 호두 과육(25.9%)이 압도적인 1위에 오르며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p 상승해 인기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뒤이어 잣(10.5%), 캐슈넛(9.0%), 견과류 선물세트(7.5%), 땅콩(6.1%)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피스타치오(+2.4%p), 캐슈넛(+1.8%p), 호두 과육(+2.5%p), 잣(+0.5%p) 등 고급 견과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전통적으로 소비가 많았던 땅콩(-3.9%p), 해바라기씨(-1.8%p) 등은 점유율이 하락하며 소비자 선호 변화가 나타났다.
중국 견과류 시장은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전 세계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기준 시장 규모는 2,304억 위안(한화 약 47조 원)에 달하며, 2031년까지 4,193억 위안(한화 약 86조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8년 만에 시장 규모가 거의 2배가 되는 셈이다. 이는 2023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약 7.8%의 견고한 성장률을 의미한다.
‘무첨가’ 제품이 대세, 소비자 61%가 건강성 중시
중국 소비자들은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TMIC에 따르면, 견과류를 구매할 때 ‘건강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61%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무첨가’ 또는 ‘제로첨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았다.
실제로 무첨가 제품의 매출은 2023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50.7% 증가했으며, 2024년에도 20.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첨가 제품이란 방부제, 인공색소, 인공감미료 등을 첨가하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의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이는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층의 니즈를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2025년 3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발표한 새로운 식품안전 국가표준에 따라 ‘무첨가’ 문구 사용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오는 2027년 3월부터는 해당 성분 사용이 실제로 없어야만 ‘무’, ‘제로’, ‘0%’ 등의 문구 사용이 허용되므로, 우리 기업들은 향후 제품 라벨링 및 마케팅 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괴미’ 열풍, 특이한 맛이 새로운 매력
최근 중국 견과류 시장에서는 ‘괴미’라고 불리는 특이한 맛의 제품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괴미는 기존에 없던 독특한 풍미를 강조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중국 브랜드 백초미는 생코코넛 라떼맛 마카다미아, 겨자맛 마카다미아를 출시하며 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해바라기씨에 중국 사천 지방의 매운 양념인 마라 소스를 입힌 ‘마라 해바라기씨’ 제품이 등장했고, 량핀푸즈는 한국식 새콤한 맛 아몬드, 고수 쇠고기맛 아몬드 등 한류 풍미를 강조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2022년 TOP10에서 매운 맛의 비중은 단 1개 제품(매운 맛)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매운 맛 제품이 3개(매운 맛, 겨자맛, 등나무 고추맛)까지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6%를 기록했다.
견과류 선물상자, 춘절 선물 문화와 만나다
견과류는 이제 단순한 간식을 넘어 프리미엄 선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춘절 등 명절 시즌에는 견과류 선물세트가 필수품처럼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기준 간식 매출 상위 10개 제품 중 3개가 견과류였으며, 그중 2개는 선물세트 형태였다. 량핀푸즈가 출시한 ‘순견과 선물세트’와 백초미의 ‘매일견과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고급 포장과 다양한 조합을 갖춘 견과 선물세트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명절 선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견과류 시장은 삼지송서, 백초미, 신농가 등 현지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캐릭터 마케팅, 제품 다양화, 온라인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식 맛을 표방하는 중국 브랜드 구일(JIUR)이 티몰 인기 견과류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식 맛과 품질이 중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중국의 견과류 수입 증가, 한국에도 기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의 견과류 수입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주요 견과류(야생 잣 등) 수입액은 8억 5,712만 달러(한화 약 1조 1,609억 원)로 전년 대비 40.1% 급증했다. 주요 수입국은 미국, 베트남, 태국 순이며, 한국은 903만 달러(한화 약 122억 원)로 7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2024년 수입액이 전년 대비 31.3% 감소했으나, 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고급 견과류는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 한국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된다. 구일(JIUR) 브랜드의 성공 사례는 한국 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중국 견과류 시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 다양한 맛에 대한 혁신, 선물 문화의 확산이라는 세 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입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한국 기업에도 진출 기회가 풍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건강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 ‘무첨가’, ‘저첨가’ 콘셉트를 반영한 제품을 기획하고, 원재료의 청정성·자연성 등을 강조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2025년 3월 2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시장감독관리총국이 발표한 개정 식품안전 국가표준에 따르면, ‘포장식품 라벨링 통칙(GB 7718-2025)’ 및 ‘포장식품 영양성분 라벨 통칙’이 2027년 3월 16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기준에 따라 ‘무’, ‘불포함’ 등의 문구를 사용하려면 해당 성분이 실제로 없어야 하며, 법령상 금지된 첨가물·오염물질 등에 대해 ‘무첨가’, ‘제로’, ‘0%’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소비자에게 과장된 인상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향후 제품 기획 및 마케팅 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 견과류 시장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새로운 맛에 대한 수용성, 선물 문화와 결합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품질과 맛의 차별성을 무기로 삼아, 프리미엄 시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진출한다면 충분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코트라해외뉴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