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안 가도 환불 못 받아”…문제점 드러나는 ‘여행 다단계’

▷ 인크루즈 회원가입서
국내에서 불법 영업 의혹을 받는 인크루즈 모집책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크루즈 여행을 목적으로 해당 업체의 여행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수백만 원을 지불하고도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다. 앞서 MWR라이프에 이어 여행 다단계와 관련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불거지면서, 국내에서는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불법 여행 다단계의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불 거부한 모집책, “불법 맞다” 시인
지난 2025년 12월 15일, 인크루즈를 통해 크루즈 여행을 계획했던 B씨는 여행의 기대감도, 설렘도 모두 무너졌다. 인크루즈 국내 모집책으로 알려진 A씨가 개인사정을 이유로 기존 여행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린 것.
A씨는 공주시 모처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자신을 인크루즈 ‘마케팅 디렉터’라고 소개하며 명함까지 만들어 회원을 모집했다. 또, 최초 가입비 명목으로 B씨와 또 다른 회원들로부터 개인 계좌를 통해 총 200만 원을 입금받았다. 이후 여행 계획이 취소되면서 피해자들이 환불을 요청하자 A씨는 본사 지침에 따라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A씨는 회원들에게 “개인사정으로 인해 기존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2026년 3월 말로 여행 일정을 옮길 테니 갈 사람은 가고 아니면 환불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 모집책 A씨의 명함
하지만 A씨의 답변과는 다르게 B씨와 C씨는 환불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B씨의 딸 C씨는 본지에 제보를 통해 해당 피해 사실과 여전히 피해 금액이 구제가 되지 않는 일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A씨는 “지인이 인크루즈를 통해 여행을 다녀온 걸 듣고 크루즈 여행을 가고 싶었다”며 “회원을 모집해서 함께 가려고 자의적으로 홍보 목적의 명함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시인하며 “피해 금액을 변제하기 위해 불법이지만 다른 회원을 모집해 그 회원의 가입비 등으로 피해액을 변제하겠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책임질 사람도, 회사도 없다”
C씨는 2026년 1월 전남영광경찰서에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A씨에게 개별 송금한 200만 원, 그리고 매달 100달러씩 입금했던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영광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 진술 조사를 마친 상황”이라며 “현재 피의자 주소지 관할서로 사건이 이송됐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사건은 충남공주경찰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 인크루즈 환불 거부 피해자의 이체내역
C씨는 한국소비자원에도 인크루즈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으나 한국소비자원 측에서 “국내에 법인이 없어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C씨는 어머니 B씨의 카드를 정지 및 해지했으며, A씨에게 지속해서 항의했으나 A씨로부터 “내가 아무리 찾아봐도 자동이체한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국내에 소재를 두지 않고 국내 회원을 모집하는 행위가 낳은 비극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있지만 책임을 질 사람도 회사도 없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하지 않은 업체의 상위 회원이 하위 회원을 모집해 수당을 받고 매달 돈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 엄연히 불법 다단계 행위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2월 5일 인크루즈 본사 측에 이메일을 통해 문의를 넣었지만 2월 12일 현재까지 답변은 받지 못했다.
여행 안가면 환불 안되는 본사 지침?
A씨에 따르면 “인크루즈 본사 지침상 회원이 매달 100달러를 자동이체 하면 회사가 100달러를 추가로 적립시켜 주어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서비스가 개시되기 전 여행을 취소하려고 해도 환불을 받을 수 없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여행자는 여행 출발 전 여행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이 경우 발생하는 손해액은 각 기준에 따라 다르다.
숙박여행인 경우 ▲여행 개시 5일 전까지 통보 시 전액 환급 ▲여행 개시 2일 전까지 통보 시 요금의 10% 배상 ▲여행 개시 1일 전까지 통보 시 요금의 20% 배상 ▲여행 개시 당일 취소하거나 연락 없이 불참할 경우 요금의 30% 배상이다. 당일 여행의 경우 ▲여행 개시 3일 전까지 통보 시 전액 환급이며 그 외 내용은 숙박여행과 동일하다.
여행 모집책인 A씨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여행이 취소되었으나, B씨와 이 밖에 다른 회원들은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크루즈가 국내 지사나 법인 등을 설립하여 소비자 피해 대응을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C씨는 “A씨에게 환불을 요청했고, 개인 계좌로 송금한 200만 원과 매달 100달러씩 입금하다가 작년 12월에는 갑작스레 2번 결제된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A씨는 답변을 피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