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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식용유의 오메가-6, 심장병·당뇨 위험 낮춰”

By 2025년 07월 10일No Comments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등 씨앗으로 짜낸 식용유가 항염 작용을 하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식용유가 건강에 해롭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바이오마커 방식으로 객관적 측정
최근 미국영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놀레산이 심혈관 질환 및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놀레산(linoleic acid)은 주로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등 씨앗 기반 식용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오메가-6 지방산이다. 리놀레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를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케빈 C. 마키(Kevin C. Maki) 박사(인디애나대학교 보건대학 겸임교수 겸 미드웨스트생명과학연구소 수석과학자)는 “씨앗유가 염증을 유발하고 심장대사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 반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키 박사 연구팀은 약 1,900명의 혈장 샘플을 분석한 결과, 리놀레산 농도가 높을수록 염증을 포함한 심장대사질환 관련 바이오마커 수치가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식이조사 방식이 아닌, 리놀레산의 섭취 수준을 혈액 바이오마커를 통해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 DNA, RNA 등 생체 물질을 기반으로 질병 진단, 치료 반응 예측, 예후 평가에 활용되는 생물학적 지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관찰 코호트에 등록된 1,894명을 대상으로 단면 분석을 진행했다. 혈장 내 리놀레산 농도가 높은 참가자들은 공복 혈당, 인슐린,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HOMA-IR 수치가 모두 낮았다. 염증을 나타내는 고감도 C-반응단백(C-reactive protein), 글라이코프로테인 아세틸, 세럼 아밀로이드 A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 수치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키 박사는 “측정한 거의 모든 지표에서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그룹이 심장과 대사 건강에 위험 요소가 적게 나타났다”며 “식단 기록이나 주관적 설문조사 대신 혈중 농도를 이용한 분석이기 때문에 더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리놀레산 섭취량이 높을수록 제2형 당뇨병과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보여준 관찰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마키 박사는 “씨앗유가 심장병에 해롭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히려 리놀레산이 풍부한 씨앗유는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밝힌 것이 아니라 연관성을 확인한 것이므로, 향후 리놀레산 섭취 증가가 실제로 심장병·뇌졸중·당뇨 발생률을 줄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개입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지방산 구성비가 다른 다양한 식물성 기름이 심장대사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영양학회(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의 2025년 정기학술대회(NUTRITION 2025)에서 발표됐다.


오메가-3.6, 암 예방에 도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는 항염, 혈소판 응집 감소 효과를, 오메가-6는 염증 유발, 혈소판 응집 증가 기능 등 상반된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왔다. 그러나 오메가-6와 염증 사이에 해로운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히려 오메가-6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조지아대 공중보건대에 따르면,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이 다양한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25만 명 이상을 10년 넘게 추적 조사했다. 연구 기간 동안 약 3만 명이 암에 걸렸고, 이들 가운데 오메가-3 및 오메가-6 지방산 수치가 높은 사람은 암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오메가-3 수치가 높은 사람은 대장암, 위암, 폐암 등 소화기계 암을 포함해 다양한 암 발생률이 낮았고, 오메가-6 수치가 높은 참가자들 역시 뇌암, 악성 흑색종(피부암), 방광암 등 14가지 유형의 암 발생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젊은 참가자, 특히 여성에게 오메가-6의 유익한 효과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조지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 박사과정 유천 장(Yuchen Zhang)은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 수치가 높을수록 암 발생률이 낮았다”며 “일반인들도 식단을 통해 이들 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체질량지수(BMI), 음주, 신체활동 등 다른 위험 요인과 무관하게 나타난 독립적인 효과로, 오메가 지방산 자체의 보호 효과를 시사한다.

오메가-3 및 오메가-6는 ‘건강한 지방’으로 불리며, 인간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다. 주로 고등어, 연어 등의 지방이 많은 생선과 견과류, 카놀라유 등 식물성 오일에 함유돼 있다. 그러나 미국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들 지방산을 권장량만큼 섭취하지 못하고 있어서 어유(생선기름) 보충제 등을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보충제 섭취가 모두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오메가-3 수치가 높은 경우 전립선암 위험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국제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됐으며, 공동저자로는 이탕 선(Yitang Sun, 조지아대학교 유전학 박사 졸업생), 쑤항 송(Suhang Song), 예 셴(Ye Shen, 조지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 등이 참여했고, 니킬 칸카리(Nikhil Khankari), 토머스 브레나(Thomas Brenna)도 연구에 함께했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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