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tlight II
새로운 산업의 성장은 보통 인구 구조의 변화와 함께 온다.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시대적 흐름으로 대두되면서 영유아용품 시장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지 오래다. 반면 반려동물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애완’의 시대에서 ‘반려’의 시대로 들어선 것이다.

펫 산업, 아직 시작도 안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8조 5,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2년에는 2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해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2022년 기준 약 5조 4,000억 원)보다도 훨씬 큰 규모다.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신생아 출생률과는 대조적으로 펫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펫 시장은 반려동물의 생존을 위한 필요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녀를 갖지 않고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DINK+PET)’이 생겨날 만큼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요구가 늘고 있다.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은 ‘맞벌이 무자녀 가정’이라는 의미로 198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단어다. 미국을 시작으로 나타난 새로운 가족 형태로 부부가 결혼한 뒤 맞벌이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자녀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이를 빗대어 ‘딩펫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이다. 반려동물을 마치 자식처럼 생각하며, 예방접종은 기본이고, 장난감‧옷 등의 반려동물 용품, 입맛을 올리는 사료와 간식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 애터미는 휴먼그레이드 펫 식품의 유행을 반영하여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펫 제품인 ‘애터미 헤이 독’, ‘애터미 헤이 독 소시지’, ‘애터미 헤이 캣’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유일, 반려동물용 설비를 가진 국내 생산시설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들은 원료 출처가 확실한 안전한 원료만을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옥수수, 밀, 쌀 등이 사용되지 않아 곡물 알레르기가 있는 반려동물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 한국암웨이도 휴먼그레이드 펫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암웨이의 ‘프라임펫’은 연어, 오리, 양고기 등 3가지 종류로 즐길 수 있으며, 사람이 섭취할 수 있는 등급의 위생적이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또 반려견의 종합 건강을 위한 비타민과 미네랄, 관절 건강을 돕는 글루코사민, 장 건강을 위한 식이 섬유까지 꼭 필요한 영양소를 고르게 함유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아기 기저귀 판매대가 반려견 사료 매대로 대체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인상 깊은 점은 아기를 위한 옷, 기저귀, 장난감 등을 조금만 변형하면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으로 변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은 빠르게 육아 관련 용품에서 반려동물 관련 용품으로 생산과 판매를 전환시키고 있는 추세다.
펫 푸드, 펫 용품을 넘어 펫 서비스 시대로…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이 나타나면서 반려동물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펫 푸드, 펫 용품을 공급하는 산업에서 더 나아가 펫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펫 서비스 시장은 다시 펫 헬스케어 시장과 펫 라이프케어 시장으로 나뉜다. 펫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 비해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료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질병의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질병을 사전에 예측해 질병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미리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 힐리월드코리아는 웨어러블 주파수 디바이스의 반려동물 전용 프로그램 ‘애니멀 모듈’을 출시하면서 펫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니멀 모듈’은 반려동물을 위해 개발된 IMF(개별화된 미세전류 주파수) 프로그램 12종을 탑재해 반려동물의 신체 및 정서 상태에 맞춘 맞춤형 케어가 가능하다. 힐리월드의 애니멀 모듈은 단순한 기기가 아닌 과학 기반 분석 시스템과 함께 작동하는 스마트 솔루션으로 300개 이상의 검색어 기반 검색 시스템을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에 맞춘 IMF 프로그램을 추천하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맞춤형 프로그램 스케줄을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효과를 동시에 높인 것이 특징이다.

펫 라이프케어 시장에서는 반려동물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하는 ‘펫 토털 웰니스케어’가 트렌드로 번지고 있다. 일반적인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정서 관리 등 반려동물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오랜 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 반려인들은 집에 없는 시간에 반려동물이 보내는 시간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이 같은 수요에 발맞춰 강아지 유치원과 강아지 호텔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파이를 키우고 있다.
보통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더 빨리 노화가 찾아오고 이로 인해 병원을 찾게 되는 일도 많아진다. 자연스레 비용에 대한 부담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반영하듯 펫 보험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시장은 아직 펫 보험 침투율(2022년 기준 0.8%)이 낮은 수준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스웨덴(40.0%)과 영국(25.0%)이 가장 큰 보험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의 경우 펫 전문보험사가 주도적으로 고객의 니즈가 반영된 상품과 디지털 편의성을 제공하여 펫 보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회사는 2017년 3개사에 불과했으나 2023년 기준 11개로 늘어 반려동물 보험 공급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 산업은 그 무한한 성장 잠재력과 함께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이 시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약속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을 읽고 한발 앞서 움직이는 기업이야말로, 내일의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