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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마약 아닌 치료제…‘헴프’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2025년 05월 16일No Comments

대마는 ‘마리화나’와 ‘헴프’로 구분된다. 흔히 마약이라고 알고 있는 건 환각 효과를 일으키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이 대량 함유된 ‘마리화나’다. ‘헴프’의 칸나비디올(CBD)이라는 성분은 뇌전증 등 신경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이를 활용한 세계 의료용 대마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 안동 대마밭

56개국에서 의료 목적으로 대마 사용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받아들인 UN 산하의 마약위원회는 60년 만에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했다. 또한, 유럽사법재판소는 EU 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재까지 과학적 지식으로는 THC와는 다르게 CBD는 향정신성 작용이나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전 세계 56개국에서 의료 목적으로 대마를 사용하고 있다.

CBD 성분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뇌전증 치료효과, 우울증, 관절염, 통증억제, 암세포 억제효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효과 등 의학적 치료 효능을 인정받았다. CBD오일의 경우 미국, 캐나다, 일본, EU 등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돼 있다.

21세기 들어 미국의 대마 생산은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2018년 농장법의 규제 완화 이후 더 많은 주에서 대마 생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로 인해 미국 대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으며, 특히 유지용 종자 생산과 제약용 대마꽃에서의 CBD 추출이 주요 활용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영양소 풍부한 슈퍼푸드, 헴프씨드
마약 성분이 없는 대마인 헴프 종자의 씨앗 헴프씨드는 슈퍼푸드로 일컬어지는 높은 영양소를 갖고 있다.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먹거리로 생김새는 잣과 비슷하지만 비린내가 없고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려 다양한 용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마시는 견과류로도 불릴 만큼 물과 함께 믹서에 갈아서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헴프씨드는 특히 식품의 단백질의 대체품으로 사용되는데 헴프씨드를 으깨서 만든 오일은 특히 피부 노화나 건조한 피부에 효과가 있어 각종 바디케어, 화장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한 문헌에는 헴프씨드는 많은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원료로 100g의 대마 종자유는 대략 19g의 알파리놀렌산을 포함하고 있으며, 약 3:1 비율의 오메가-6와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은 대마 종자유를 높은 품질의 영양소로 만들어준다고 명시되어 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헴프씨드를 이용한 과자, 에너지바, 제빵류 등 각종 식품군이 개발되어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 보조제, 헴프밀크, 헴프 소다 등 다양한 드링크도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2027년까지 연장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헴프 시장은 2024년 444억 달러 규모로, 매년 22%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 세계적으로 관련 규제가 완화되거나 합법화되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1976년 ‘대마관리법’과 200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대마를 규제하고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르면, 규제 대상 대마는 ▲대마초와 그 수지, 대마초와 그 수지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모든 제품 ▲칸나비놀(Can­nabinol), THC, CBD ▲이들 물질을 함유하는 혼합물질 또는 혼합제제 등이다. 다만, 대마씨앗과 대마씨유는 껍질이 완전히 제거된 씨앗에 한해 THC 및 CBD가 일정 기준 이하이면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헴프 재배가 전면 금지되어 있지만, 정부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안동시 임하면과 풍산읍 등 8개 지역 약 42만㎡를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이 특구는 최근 2027년 11월까지 3년 연장됐으며, 예로부터 삼베 제작을 위한 대마 재배지였던 안동은 국내 대마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주산지로 자리 잡았다.

헴프씨드 오일, 착유 온도 높일수록 CBD 함량 증가
경북에서는 헴프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헴프씨드 오일(대마종자유) 제조 시 가열 조건에 따른 연구를 통해, 착유 온도가 높아질수록 유용 성분인 칸나비디올(CBD) 함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헴프씨드 오일은 대마 종자(씨앗)에서 추출한 ‘기타 식물성 유지’ 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캐나다산 헴프씨드를 사용해 제조 과정에서 볶기와 착유 공정별로 온도 조건을 다르게 설정해 수행했다.

연구 결과 열을 가할수록 헴프씨드 오일의 CBD 함량이 증가했으며, 볶는 온도보다 착유 온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

유용 성분인 CBD는 2.0~3.4mg/kg,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도 0.6~0.9mg/kg로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CBD와 THC 이외에도 칸나비노이드(CBD, CBN, CBG)가 미량 함유되어 있었다. 또한 식용 유지의 변질 척도인 산가와 가열 시 발생 우려가 되는 벤조피렌 모두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만족했으며, 불포화지방산 함량은 90~91%,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은 3.5로 잣, 땅콩, 아몬드 등 다른 종실류에 비해 지방산 조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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