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과 변화 사이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꿈꾼다
국내 상장사 10곳 중 3곳은 창업주의 자녀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아버지가 시작한 회사를 아들이나 딸이 이어받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창업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의 프레임을 통해 회사를 변화시켜 나가는 이들. 직판업계에도 단지 ‘승계자’가 아닌 변화의 중심에서 기업을 이끄는 ‘혁신적 리더’로 자리 잡아가는 이들이 있다.
‘2세 경영’ 그 이름에 담긴 무게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위기 대응 능력과 장기적 비전을 겸비한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는 자연스레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산 1조 원 이상 국내 기업집단 중 약 30%가 2세 혹은 3세 오너경영 체제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2세 경영의 장점은 분명하다. 가장 가까이에서 창업주의 경영철학과 기업문화를 몸으로 익혀온 경영 2세들은 자연스레 기업의 비전을 이어받아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젊은 감각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략을 펼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가업을 잇는다는 건 단순한 상속과는 의미가 다르다. 2세 경영인의 어깨 위에는 ‘전통’이라는 가치의 무게와 ‘혁신’이라는 기대가 동시에 놓이게 된다. 오랜 시간 쌓아온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신뢰를 지키는 동시에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야 하는 것이다. 혈연으로 연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끊임없이 능력과 정당성을 증명해 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것은 물론 기본 옵션이다.



홀푸드 ‘Sunrider ERB™’
썬라이더인터내셔널(이하 썬라이더)은 지난 40여 년간 초본(草本) 식물의 효능과 유용성을 연구하여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였고, 이를 통해 완성한 초본 제품을 전 세계 50개국에 공급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헬스&뷰티 기업으로 성장했다. 썬라이더 제품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돕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얻으며, 재정적 자유를 통해 최고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비전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썬라이더의 목표이다. 그 바탕에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썬라이더만의 독보적인 포뮬러가 있다. 썬라이더의 창업자인 테이푸 첸 박사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고대 동양의 초본 비법을 바탕으로 고대 문헌 연구에 평생 열정을 바쳤다. 이를 통해 초본 철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의 조화를 정립하고 제품에 온전하게 접목할 수 있는 ‘재생 철학’을 탄생시켰다.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에 서양의 과학을 접목한 ‘재생 철학’을 바탕으로 건강에 대한 철학이 담긴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이 썬라이더의 경영철학이다.
이를 이어받은 써니 보이틀러 회장은 “우리는 창업자인 아버지의 뜻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보다 자연에 가까운 홀푸드를 생산하는 것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우리의 지혜와 전통을 최고의 현대 과학과 결합해 탁월한 제품 철학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에 가깝고 온전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완전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혁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웨이는 1959년 미국의 제이 밴 앤델과 리차드 디보스가 공동으로 설립하여 직접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활력과 가능성, 보상, 희망이 있는 새로운 삶을 선사하고자 하는 두 친구의 꿈에서 시작된 암웨이는 현재,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더 나은 삶을 선사하고 있다.
암웨이는 1959년 창립 후 줄곧 가족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암웨이의 공동 창립자인 제이 밴 앤델의 장남 스티브 밴 앤델은 1995년 이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장이 된 뒤, 글로벌 암웨이의 경쟁력을 더욱 강력하게 키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암웨이의 공동 창립자 리차드 디보스의 막내 아들인 덕 디보스는 암웨이가 세계 최고의 다국적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하는 데 일조했다. 전 세계에서 암웨이 사업가를 키워낼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은 그가 사장직을 맡은 2002년 이후 암웨이 매출 증대를 통해 뚜렷하게 입증되었다. 2018년 전문 경영인 체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첫 글로벌 CEO로 인도 출신 밀란드 판트 전 피자헛 인터내셔널 사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현재 암웨이는 100여 개의 국가와 지역에 진출해 약 300만 명의 사업자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암웨이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암웨이 글로벌에 따르면 2018년 암웨이의 매출 상위 5개국은 중국, 한국, 미국, 일본, 태국으로, 아시아 지역의 매출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라쎄라’

지난 2018년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라라코리아인터내셔날(이하 라라코리아)은 2021년 429억 원 매출로 17위, 2022년 545억 원의 매출로 14위를 기록하며 10위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내 토종 기업이다.
창립 1주년 행사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창립자인 김상래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매출이 성장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2023년에는 그의 아들 김성엽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을 시작하고 있다.
최근 라라코리아는 신제품으로 집속초음파 미용기기인 ‘라쎄라’를 출시했다. 사전 예약 판매에서 3,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릴만큼 파격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라라코리아 관계자는 “최근에는 집에서 편리하게 피부관리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전문기관에서 직접 관리 받는 느낌을 주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라며, “피부관리숍에서 주로 사용하는 초음파 리프팅 방법인 ‘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기능을 적용해 핸디형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 것은 물론, 탄력과 리프팅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색소침착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라코리아는 첫 번째 헬스케어 디바이스, ‘라라소닉’을 론칭하여 성공시킨 바 있다. 바디 관리에 특화된 ‘라라셀파’에 이은, 뷰티 디바이스 ‘라쎄라’를 출시해 인기 디바이스에 관련된 전문 프로그램을 보유한 회사로 도약 중이다.




와인코리아는 지난 2013년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가입했다.
그러나 2024년 상반기까지는 위탁 방식으로 운영하다 2024년 하반기부터 윤병태 창립자 겸 회장의 뒤를 이어 2세인 윤태림 대표이사가 경영 일선에 나서 본격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으로 거듭났다. 윤태림 대표이사는 지난 2017년 중소기업 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와인코리아는 포도 재배에서 와인 양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여 정통 고급 와인 ‘샤토 마니(Chateau Mani)’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와이너리이다. 백두대간 소백산준령 끝자락인 충청북도 영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 포도 품종인 캠밸얼리를 활용하여 우리 입맛에 최적화시킨 레드 와인, 머스캣 포도의 상큼한 향과 드라이한 맛을 낸 화이트 와인 등 정통 와인을 제조하고 있다. 와인코리아는 단순한 와인 제조 기업을 넘어 체험형 관광지를 함께 운영하는 복합 와이너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간 수만 명이 방문하는 와이너리 관광지에는 포도밭, 양조장, 시음장, 와인터널, 그리고 국내 유일의 오크통 제작소까지 갖춰져 있다. 이로써 와인 생산 과정의 전 주기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유망 바이오 기업 ‘노블젠’과 업무협약을 통해 ‘와인코리아 생명공학연구소’를 신설하고 향후 건강식품, 기능성 소재, 바이러스 대응 제품 등을 공동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윤태림 대표이사는 “50년 후에 내 자식에게까지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제품을 통해 우리의 파트너로 하여금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제일 아래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기업을 이어받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것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판단이 겹쳐지는 일이기도 하다. 리더십의 형태는 시대마다 달라지지만, 좋은 리더에 대한 기준은 늘 같다. 남의 말에 귀 기울여 움직일 줄 아는 사람. 자신이 누구의 자녀인지보다, 지금 이 회사를 어디로 데려갈 수 있는지에 대한 책임을 아는 사람. 지금 직접판매기업들은, 그 물음 앞에 선 2세들과 함께 변화를 실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