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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다단계 숙주로 전락한 D사

By 2026년 03월 24일No Comments

“자체 공제조합 설립했다”며 지사 모집해 변칙 영업 나서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다단계판매업체 D사가 별도 법인 형태의 지사를 대거 모집하며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이 업체에 가담한 일부 사업자는 D사가 자체 공제조합을 설립했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까지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선스 간판 빌려주고, 불법 영업 독려
업계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업체 D사는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등록된 업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사 모집에 나섰다. 자신들과 계약을 체결하면 합법적인 다단계 영업 권한을 부여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법적 보호 장치가 없는 지사들에게 사실상 무등록 불법 영업을 부추기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D사가 모집한 각 지사는 실질적으로는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파악됐다. 각 지사는 서로 다른 제품을 판매하면서 서로 다른 보상플랜을 운용하고 있다. D사는 이들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라이선스 대여 사업 모델을 취하고 있다.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무등록 다단계 영업을 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중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무등록 영업의 처벌 대상을 ‘개설·관리 또는 운영한 자’로 규정하고 있어 D사든, 지사든 모두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는 “다단계판매로 등록된 업체가 처음부터 해당 구조를 설계해 별도 법인을 지사 형태로 운영하도록 했다면 등록 업체는 주된 주범, 지사는 공동정범이거나 최소 방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반면 계약상 재화를 일반적인 방식으로 판매하기로 했음에도 지사가 이를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했다면 지사가 주범이 되고, 등록 업체는 방조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방문판매법은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 기준(보상플랜) 변경 시 3개월 전 판매원에게 고지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는데, D사의 개별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지사들이 일정한 통제 없이 보상플랜을 임의로 변경할 경우 판매원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해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D사의 각 지사는 공제조합 가입이나 은행 채무지급보증 등 소비자피해보상보험조차 체결하지 않은 상태”라며 “만약 이들 지사에서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호객꾼’으로 나선 한때의 리더 사업자들
D사의 실질적인 오너는 미국인 A씨로 알려져 있다. 조직 구조를 보면 D사 산하에 A사와 I사 등의 법인이 있으며, 최근에는 몇몇 회사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D사와 관련한 불법 영업 의혹이 제기되자 사업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또, 업계에서 사업자로 활동했던 인물들이 대거 합류해 이 업체의 사업자로 나서거나 지사 모집을 위한 영업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사에서 활동했던 김 모 씨, J사 출신의 장 모 씨, A사 출신의 이 모 씨 등이 조직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지난 행적을 아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때 리더였던 사람들이 불법 업체의 호객꾼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한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D사가 16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제조합을 설립했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현행 방문판매법에 따라 설립된 다단계판매 관련 공제조합은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단 두 곳뿐이다. 또, 2024년 기준 해당 업체의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이 약 12억 원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16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주장은 다소 납득하기 어렵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찾아와 가계약을 한 것이지 공식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A사, I사는 법인이 아니라 당사가 관리하는 회사 브랜드”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후 가계약을 진행한 것이 맞냐고 재차 묻자 “확인 좀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답하는 등 앞선 답변과 달리 다소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 영업에 관여하고 있는 업계 출신 사업자들에 대해서는 “누군지 모른다”고 말했다.

D사의 관할 지자체는 이미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실태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D사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이며, 자료를 받는 즉시 검토한 뒤 공정위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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