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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화장품, ‘친환경’과 ‘윤리’라는 색을 입다

By 2025년 04월 22일No Comments

<글로벌 헬스&뷰티 시장 분석> – 뉴질랜드 색조 화장품 시장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뉴질랜드 색조 화장품 시장이 2030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체 규모는 2018년 1억 6,600만 달러(한화 약 2,420억 원)에서 2020년 1억 2,700만 달러(한화 약 1,850억 원)로 감소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030년 3억 3,500만 달러(한화 약 4,88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색조 화장품을 세부적으로 보면, 페이스(Face) 제품은 2022년 7,689만 달러(한화 약 1,120억 원)에서 2030년 1억 3,509만 달러(한화 약 1,970억 원)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립(Lips) 제품도 2022년 5,021만 달러(한화 약 732억 원)에서 2030년 8,192만 달러(한화 약 1,195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눈(Eyes) 색조 화장품도 2018년 2,766만 달러(한화 약 403억 원)에서 2030년 5,987만 달러(한화 약 873억 원)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네일(Nails) 제품 시장 역시 2018년 681만 달러(한화 약 99억 원)에서 2030년 1,254만 달러(한화 약 183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천연 화장품(Natural Cosmetic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점이 주목된다. 천연 화장품은 2018년 1,707만 달러(한화 약 249억 원)였던 시장 규모가 2030년 4,581만 달러(한화 약 668억 원)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친환경 및 클린 뷰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뉴질랜드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환경 보호와 윤리적 소비 중심 변화
뉴질랜드의 화장품 시장이 환경 보호와 윤리적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뉴질랜드 내에서 영구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 금지와 현대 노예제도 관련 법안 도입 등이 이슈로 떠오르며, 화장품 내 친환경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뉴질랜드 환경보호청(EPA)은 2024년 1월 30일 과불화화합물(PFAS) 화장품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PFAS는 립스틱, 마스카라, 파운데이션 등 색조 화장품에 널리 사용되는 합성 화학물질로, 제품의 발림성, 방수 기능,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물질은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이라고도 불린다.

뉴질랜드는 이런 화학물질이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국제적 증거가 뒷받침되면서 PFAS에 대한 규제 조치를 논의하기 시작하였고, 아래와 같은 단계적 폐지 타임라인을 발표했다.

이 같은 규제 조치는 색조 화장품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강한 지속력이나 발림성을 강조했던 제품들은 성분 변경이 불가피하며, 뉴질랜드 내 주요 색조 화장품 브랜드들은 시장 유지를 위해 대체 원료를 활용한 새로운 포뮬러 개발 및 리뉴얼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PFAS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신규 브랜드들에는 이번 규제가 뉴질랜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뉴질랜드 내 대형 유통사인 세포라(SEPHORA)와 메카(MECCA)를 비롯한 주요 화장품 판매 채널에서도 PFAS를 포함한 제품들의 재고를 소진하고, 새로운 규제에 맞춘 제품들로 라인업을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 착취 방지 움직임 동참
뉴질랜드 정부는 현대 노예 제도를 근절하기 위한 ‘Modern Slavery Act’ 도입을 추진 중이며, 현재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법안은 영국과 호주에서 이미 시행 중인 유사 법안을 모델로 하여, 노동 착취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법안은 뉴질랜드 연합 정부가 다른 우선 순위에 집중하는 동안 잠시 보류되었으나 적절한 시기에 법안이 진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서 발표한 ‘뉴질랜드 색조 화장품 동향’에 따르면, 색조 화장품에 널리 사용되는 마이카(Mica)와 팜 오일(Palm Oil)은 노동 착취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러한 원료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공급망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한다. 마이카는 네일 폴리시, 하이라이터, 블러셔, 파운데이션 등에서 광택 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아동 노동을 통해 채굴되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또한 팜 오일은 립스틱 등의 제품에서 부드러운 텍스처를 위해 활용되지만, 환경 파괴 및 노동 착취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관련 원료를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 업계에 보다 엄격한 공급망 관리와 윤리적 책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법안이 시행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공급망 내 노동 착취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 사항을 공개 디지털 등록부에 보고해야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윤리적 책임 이행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는 ‘투명성’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도 친환경 전환
뉴질랜드에는 트릴로지(Trilogy), 리빙 네이처(Living Nature) 등 현지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가 다양하나, 색조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현지 브랜드는 거의 없어 수입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로레알(L’Or.al), 에스티 로더(Est.e Lauder) 등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친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원료 조달의 윤리적 기준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뉴질랜드 내 브랜드 점유율이 높은 로레알의 경우, 203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포장을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생분해성 소재로 전환하는 목표를 세우고 뉴질랜드를 포함한 여러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포장재를 도입하고 있다. 에스티 로더는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으며, 같은 계열 브랜드인 아베다(Aveda) 브랜드는 식물 유래 성분을 바탕으로 100% PCR(재생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더 바디샵(The Bodyshop)은 오랜 기간 공정 무역 원료 사용과 비건·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정책을 고수해 오고 있다.

뉴질랜드의 색조 화장품 시장은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뷰티 트렌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PFAS 금지, 현대 노예 제도 근절 법안 추진, 공급망 투명성 강화 요구 등이 뉴질랜드 내 이슈로 떠오르며, 친환경 성분을 사용하고 윤리적인 공급망을 갖춘 브랜드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뉴질랜드 내 브랜드 점유율이 높은 글로벌 브랜드들은 포장재를 생분해성 소재로 전환하거나, 자연 유래 성분 기반의 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공정 무역 원료와 크루얼티 프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뉴질랜드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단순한 친환경 제품을 넘어,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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